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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니케 뇌병증(서만욱)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9-25
조회 38071
베르니케 뇌병증

서만욱 교수(전북대학교병원 신경과)
 
어느 날 이미 치매가 회복이 불가능한 아내와 남편이 진료실을 찾아왔습니다. 아내가 치매만 아니었다면 남매를 둔 단란한 가족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화근은 아내가 둘째 애를 가지면서 심하게 구토를 하였습니다. 6개월 넘게 음식을 입에 대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이상해졌습니다. 주위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고 언어도 불명확해지면서 보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난 그 분의 아내는 눈의 초점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여자 분의 병명은 베르니케 뇌병증 이었습니다. 베르니케 뇌병증은 비타민 B1 싸이아민(thiamine)이 부족 되어 발생합니다.
 
베르니케 뇌병증은 영양 부족에 의해 치매를 발생시키는 대표적 질환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만성 알콜 중독이 있으며 이 외에도 임신 오조, 만성 영양 부족, 장기 정맥 영양 보충시의 부적절한 영양보충, 위장관계 절제 수술(비만수술 포함), 악성 신생물, 장기이식, 혈액 또는 복막 투석,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 등에 의해서도 발생합니다. 주증상은 정신 혼란, 안구 운동 장애, 안진, 운동 실조 등이 나타납니다.
 
베르니케 뇌병증은 대부분 알코올 중독 환자에게서 발생합니다.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술로만 지내다보니 영양부족 상태가 되어 치매가 발생합니다. 베르니케 뇌병증은 싸이아민 부족으로 인해 뇌의 당 대사에 이상이 생겨 발생합니다.
 
싸이아민 수용성 비타민으로 세포표면의 삼투압농도 유지와 신경전달물질 합성 및 포도당 대사에 필요하며, 정제되지 않은 곡물, 정육, 생선, 콩 등에 많습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필요한 하루 필수 싸이아민 섭취량은 1~2mg으로 주로 탄수화물을 섭취함으로써 공급됩니다. 싸이아민은 위장관계를 통해서 흡수되며 체내 저장이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체내 싸이아민 총저장량은 30~50mg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적절히 싸이아민 섭취가 되지 않으면 4~6주 이내에 체내의 싸이아민은 고갈되게 됩니다. 체내 저장량이 고갈되면 이후 급성으로 병은 진행합니다. 뇌자기공명영상검사상 중뇌피계, 유두체, 시상 등에 이상을 보입니다.
 
이 환자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빨리 진단이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개 치매는 초기에 원인질환이 밝혀지면 15% 정도는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가 가능한 원인 질환으로는 우울증, 정상뇌압수두증, 감염, 약물상호작용, 호르몬 불균형, 외상, 영양 결핍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완치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베르니케 뇌병증 환자처럼 불치의 상태로 되고 맙니다. 그래서 모든 치매환자에서 감별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며 적절한 조기 치료가 되어야 합니다.
 
우울증
우울증은 슬프고 움직이기 싫으며, 생각하거나 집중하기 어렵고 절망적인 느낌이 들고 때로는 자살하고 싶은 충동까지 생깁니다. 우울증은 가성 치매라고 할 정도로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입니다.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복용하거나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울증을 그대로 방치하면 영구히 치매 상태로 빠지게 됩니다.
 
정상뇌압수두증
정상뇌압수두증은 뇌척수액 순환이 차단되어 생기는 질환으로서 치매, 보행장애, 배뇨장애 등을 주 증상으로 합니다. 수술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합니다.
 
감염
요로 감염이나 심지어는 치아염증 같은 신체 감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매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행이 이런 병은 잘 치료됩니다.
 
약물 상호 작용
노인은 많은 약과 비전문 약품을 함께 복용합니다. 약물을 잘못 복용하거나 같이 복용하면 안되는 약을 섞어 먹으면 치매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로 귀미테와 같은 항콜린성 약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기억장애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호르몬 불균형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거나 적으면 치매 증세가 생깁니다. 그러나 호르몬 불균형을 교정하면 증상은 사라집니다.
 
외상
두부 외상으로 일시적 치매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개 회복되지만 반복적으로 두부 외상을 받으면 비가역성 치매로 빠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Dementia Pugilistica’ 로서 복싱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 리가 앓고 있는 병입니다. 남을 공격하려면 자연히 본인도 머리 부상을 자주 받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영양결핍
노인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식욕 부진이 되기 쉽습니다. 사회적으로 격리되어 있거나 소외감, 우울감 등이 식욕부진을 일으키게 되며 한편으로 저작능력이 저하되고 시각, 감각, 후각 등의 감각 능력이 후퇴되며 특히 위산, 소화효소의 분비가 감소되면서 식욕부진과 함께 각종 영양소 특히 비타민의 결핍이 생기기 쉽습니다. 치매와 관련된 비타민 결핍증은 비타민 B1, 나이아신, 엽산, 비타민 B12군입니다. 이 중에서 엽산과 비타민 B12 결핍이 가장 흔합니다. 비타민을 보충하면 증상이 사라지거나 호전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베르니케 뇌증이 비타민 B1(싸이아민)이 부족하여 발생한 치매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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